근무를 마치고 집에 오는길에 헤드셰프의 전화를 받았다. Licensee인 로만의 퇴사소식을 전한 그는 언제나 그랬듯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지체없이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길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안그래도 저녁 시프트 시작 전에 왠일로 회사 오너가 우리 호텔을 방문해서 로만과 이야기를 나누다 갔는데 그게 그 이유였구나 싶었다.
총괄매니저의 퇴사는 앞으로 상황이 안정되고 대체 인력을 구할때까지 많은 어려움을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행히 회사와 그와 나 사이의 계약들은 계약서로 잘 보관되어 있어 큰 문제가 있을 것 같진 않지만 그동안 수많은 메일을 주고받으며 해결되지 못했던 로만과 헤드셰프 사이의 일들이 다시 설명되어야 하고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끝도 없는 미팅의 연속이 불가피할 듯 하다. 허나 이것도 누군가 채용이 된 이후에야 기대할 수 있는 일.
FOH, BOH 통틀어 대충 세어도 50명이 넘는 사람들의 지탄의 대상으로, 호텔 라이센시 그리고 리더로서의 자질을 보여주지 못했던 그의 퇴사는 놀라움반 기쁨반의 반응으로 사람들에게서 나타났다. 코비드 이전과 이후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상황을 악화일로에 놓이게 한 그는 어떻게든 BOH 인원들을 보호하려는 헤드셰프와 날카로운 대립각을 유지하길 내가 본 것만 적어도 5년이다. 카드 돌려막기와 크게 다를바 없는 주먹구구식의 위기 대처방식은 결국 나를 포함한 다수의 키친인원의 크고 작은 부상들을 야기했고 주니어 매니저 4명의 단체 퇴사 사건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끝까지 버티고 남은 사람들이 위안을 받을 수 있던 건 웃기기도, 혹은 안타깝기도 한 우리 호텔 총괄 매니저/라이센시의 구인광고를 통해서였다.
개인적으로는 마음이 좀 그렇다. 로만은 늘 나에게만 점심 파스타를 만들어달라고 부탁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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