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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ing in AUS

시드니 근교 드라이브 Woy Woy/ELA MESA

by MJINAUS 2022. 5. 6.


와이프가 캐주얼로 일하니 쉬는 날 맞추기가 한결 편해졌다. 날씨만 좋으면 무조건 밖으로 나도는 우리 부부. 데이트코스를 짜라며 아침부터 성화인 아내로부터의 압박은 내 두뇌회전속도를 팬티엄 급으로 올려 준다. 서둘러 일정을 정하고 총알같이 준비하고 집을 나와 먼저 간 곳은 혼스비 근처 Wooden mill cafe. Manoush 맛집으로 Normanhurst 역 바로 앞에 있다. Manoush란 레바니즈 전통 피자라고 볼 수 있는데 보통 터키시 브레드같이 두툼한 도우에 허브나 고기민스와 치즈를 올리고 먹지만 이곳은 얇고 크리스피한 도우가 특징이다. 홈메이드같이 따뜻하고 정겨운 Manoush들이 디스플레이 되어있다. 이모 같은 분이 빵을 만든다.


아침부터 무슨 피자냐는 와이프는 이내 반을 먹었다. 레몬즙으로 산미를 높여주니 오히려 마지막 한조각도 아쉬워했다.
맛있는 음식은 사이를 좋게 해준다.


보통 서너시간을 달리는 캠핑장과는 달리 시드니에서 한시간 거리의 Woy Woy는 참으로 한적하고 평온한 도시다. 잔잔한 호수같은 Brisbane water 물줄기따라 공원, 산책로, 강변으로 하우스가 이어져 있고 페리승강장도 있다. 오리에게 먹이를 주지 마시오 라는 문구가 있는 걸 보니 많은 수의 오리가 서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숨은 그림 찾기처럼 이곳에도 오리 저곳에도 오리 지천에 오리다. 재미있게도 거의 모든 오리들이 쌍쌍으로 붙어 식빵같이 몸을 움츠리고 나무그늘이나 벤치 아래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저 물에서 암컷을 졸졸 따라다니던 수컷은 뭍으로 나와서도 암컷의 뒤를 쫄래쫄래 따라다닌다. 추파를 던지며 구애를 하는 것일까 아니면 혹 저 오리 둘이 부부라면 수컷은 무슨 잘못을 했을까?


근처에 Pelican Island가 있어 여기 Lion's Park에도 펠리컨이 찾아온다. 오리들과는 다르게 햇볕을 쬐고 있고 하나같이 큰 부리로 목 아래, 옆구리 등의 털매무새를 다듬고 있다. 따사로운 햇빛에 졸음이 쏟아지는지 왼쪽 펠리컨 한마리가 부리를 하늘높이 쳐들고 입을 크게 벌리고 하품을 하니 다른 두세녀석이 마찬가지로 하품을 한다. 펠리컨도 하품이 옮나보다.


먹이를 줘서도 안되고 또 먹을 것도 없었기에 맨손으로 음식이 있는 척 부리에 갖다대니 냄새를 맡는다. 그 틈에 살짝 부리를 잡으니 고개를 획 돌렸다. 오리부리를 처음 잡아봤다.



130년이 된 Woy Woy 호텔. 호주 시골 어디를 가든 이런 오래된 호텔, 펍 비스트로를 볼 수 있는데 불과 시드니에서 한시간 떨어진 이곳에도 이런 오래된 펍이 있다니 참으로 정겨운 동네다. 클래식한 펍 답게 대낮부터 맥주를 즐기는 털보 아저씨들. 마리화나 태우는 냄새는 덤이다.



책 반납함인지 혹은 모두에게 공개된 편하게 가져다 읽어도 되는 책인지 문이 그냥 열린다. 근데 누가 가져가지도 않을 듯 하다.




Fishermen's Wharf의 엄청난 리뷰수는 Woy Woy를 방문한 많은 사람들이 들렀다 갔음을 말해준다. 그래서 가지 않는다. 아주 파랗고 파란 하늘과 흰구름에 어울리는 Greek식당을 찾아갔다. 이름은 ELA MESA.

다양한 해산물과 채소들을 이용한 지중해식 요리. 바라문디, 도리, 문어, Moreton bay bugs, 킹프론, 사딘 등의 다양한 물고기와 갑각류가 있고 메뉴구성과 가격대 또한 아주 마음에 든다. 북적거리던 피시앤칩스 식당과 다르게 넓은 홀에 노부부와 우리부부 이렇게 두 테이블만 있어 더 분위기가 좋았다. 산미와 상큼함 가득한 쇼비뇽 블랑이 올려진 테이블은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릴 듯 했다.

저 액자에 보이는 산토리니는 언제쯤 가볼 수 있을까.



다섯 종류의 Dip들은 쫄깃한 pita브레드와 어울려 담백하면서도 감칠나는 맛으로 입맛을 한 껏 돋워주었다. Hommus와 Taramosalata, 그리고 Tzatziki를 특히 좋아한 와이프는 바닥까지 긁어먹었다. 나중에 집에서 대량으로 만들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허브갈릭을 발라 구운 Moreton bay bugs와 King prawn, Char grilled된 채소들과 Fetta한조각, 올리브, 짭쪼름하고 바삭한 칩스가 한 접시위에 모이니 더 이상의 무언가가 불필요할 정도로 아주 적당하고 다양한 콤비네이션을 이루었다. 레몬즙 주욱 돌려주니 전체 풍미가 한껏 높아졌고 손과 포크는 분주히 움직이며 접시를 비워갔다. 왕새우의 단맛과 그 자체의 풍미야 뭐 말할것도 없고, Moreton bay bug의 부드럽고 살짝 스윗한 맛이 일품이었다. 허브 갈릭 말고 더 나은 marinade가 있을까 싶은 훌륭한 조합이다.

고기없는 수블라키는 먹어본 적이 없지만 와이프의 주문으로 베지터블 수블라키가 테이블에 올라왔다. 감칠맛 나는 독특한 시즈닝과 Char grilled 된 펌킨과 주키니, 레드어니언 꼬치는 고기가 없어도 나쁘지 않은, 그러나 고기가 끼워져 있었음 더 완벽했을 수블라키다. 역시 동네 마켓에 나오는 포장마차 수플라키와는 차그릴의 깊이가 다르다.

Woy Woy의 Lion's Park 주변은 레이크맥쿼리같이 호숫가 주변으로 공원과 하우스 들이 모여 있다. 시내와는 약 1.5키로 정도 떨어져 있는 조용한 마을이다. 이곳의 3bed house Median price는 $915,000이며 Gross rental yield는 2.7%, annal growth는 2.82%정도이다. rental yield가 비교적 낮은 편이라 투자용으로는 맞지 않고 거주용은 그나마 괜찮을 듯 싶다. 위로 고스포드가 가깝고 아래로 시드니가 한시간 거리. 홍수 위험지역으로부터 벗어난 곳이라면 살기에 괜찮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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