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raveling in AUS

[Melbourne] Williamstown Beach, Laksa King, The Great Southern Hotel

by MJINAUS 2022. 2. 7.

 

도착 전날 밤 10시에 시드니에서 출발해 중간 중간 먹기도 하고 쉬면서 오니 약 13시간이 걸렸다. 멜번 도착시간은 오전 11시. 숙소 예약도 하지 않고 무작정 넘어왔고 설령 바로 예약한다 해도 체크인 하기엔 이른 시간이라 바다를 보러 왔다. 사람들이 많이 가는 세인트킬다 비치보다는 조용한 바다를 보고 싶어 Williamstown Beach를 찾았다.

 

 


한적한 곳을 원했으나 스산함이 느껴질 정도의 인적이 드문 바다다. 파도가 심하게 넘실대는 탁한 바다를 보면 몽롱한 공포감이 든다. 비바람이 몰아치는데 시드니 집 문앞에 깜빡 놔두고 온 외투가 떠올랐고 이런 날씨가 계속된다면 외투부터 사야겠구나 싶었다. 바다 비릿함이 나는게 시드니의 그것과는 다른 향이다. 개인적으로 비릿한 향이 나는 바다가 더 좋다. 아주 어릴 적 가족과 함께 한 전국 일주에서 남해 땅끝마을 바다 냄새가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해는 떴지만 여전히 바람은 매섭다. 낮기온도 20도 아래로 꽤 추운 날씨였다. 따뜻한 무언가가 필요한 때 첫 식당으로 선택한 곳은 락사킹이다. 전세계 다양한 음식은 맛의 종착역인 호주에 몰려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게 변화된다. 여러 인종의 기호를 맞추려다 보니 전통의 맛과 차이가 날 수는 있지만 맛 자체의 수준은 오히려 높아진다. 시드니에서 멜번까지 가서 왠 락사냐고 반문할 수 있으나 지역을 막론하고 유명한 락사집이 있다면 경험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사실 시드니에서도 썩 마음에 들어 자주 가는 락사 레스토랑이 있는 것도 아니다- 높은 가격대의 고급 음식이 아니기 때문에 락사라는 음식에 큰 기대를 하지 않지만 그렇기에 늘 괜찮은 식당에서는 그 가격 이상의 만족감을 얻는다. 지역에서 인기가 많은 식당은 분명 여행객의 부담없는 한 끼 식사를 해결하기 위한 검증된 장소이기도 하다.

 


오리고기 락사 $17.30. 자극적이거나 인위적이지 않은 고소하고 담백한 스프와 가격 대비 충분한 양이 참 마음에 들었다. 오리고기도 듬뿍. 화학 조미료 사용을 최소화 한 듯 끝까지 무겁지 않은 담백함이 일품이다. Assam Laksa (tamarind based fish broth)도 하나 시켜서 먹어봤어야 하는데 매우 아쉽다. 장거리 운전 중 주섬주섬 먹은 스낵들 때문에 배가 많이 고프진 않았다. 식당을 나와 핫스팟으로 인터넷 연결하여 차안에서 노트북으로 숙소를 찾았다.


저렴한 숙소를 찾다 우연히 발견한 호텔 The Great Southern Hotel. Southern Cross역과 매우 가깝다. 시드니에서 차를 가져와 $25/일 주차료를 낸 것이 좀 아깝긴 하지만 빌딩 전용 주차장을 이용한다는 것에 위안을 삼았다. 스트릿 파킹을 해야 하는 호텔들도 있었는데 그보다는 훨씬 나은 선택이었다.

대부분의 일정이 시티 위주로 계획되었던 터라 위치 자체는 상당히 괜찮았다. 이용해 보진 않았지만 호텔 바로 앞에 트램이 섰고, 트레인 스테이션, 버스정류장도 모두 근처에 있어 도심을 둘러보기 위한 대중교통 이용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시티 주요 관광 장소들이 반경 2-3키로 내에 있었고 멀미가 심한 나는 주로 걸어다녔다.

우측 하단의 보타닉 가든을 제외하고 대부분 걸어다닐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하지만 트램을 타기를 추천.


*호텔 내부 사진들

수압, 온수 굿
커튼 뒤로 큰 창문이 있는데 열 수는 없다.
이불이 좀 얇다. 옷장에 하나 여분이 있지만 꺼내기 귀찮아 그냥 한겹만 덮음. 멜번의 새벽은 추웠다.

 

하루 $90의 딱 저렴한 가격대에 맞는 컨디션이다. 에어비앤비를 이용한다면 더 저렴한 숙소를 택할 수 있었겠지만 집주인의 눈치 안보고 자유롭게 드나들고 싶어 호텔을 잡았고 4일을 머물렀지만 부담없는 금액이었다. 참, 코로나 때문에 하우스키핑 서비스는 별도로 요청해야 했다. 추가 비용은 없고 타월, 휴지 등 필요하면 더 받을 수 있다. 이 곳 예약 하기 전에 다른 호텔은 하우스키핑 서비스를 $25불/일 청구하는 곳도 있었다.

 

창문에서 바라본 반대편 멋진 건물 Grand Hotel Melbourne. 저 호텔에 묵으면서 이쪽을 보는 것보다 이 호텔에서 저 건물을 보는 게 낫다. (-_-). 그리고 저긴 비싸다.
서던 크로스 역이 보인다. 도로 철길 위로 트램이 지나가며 아침마다 댕댕댕.


호텔로 이동 중에 Hook turn에 익숙치 않아 뒷차로부터 서너 번 경적소리를 들었다. 심지어 차선에 정직하게 서서 우회전을 기다리는 내 앞으로 어떤 차과 굉음을 내며 브레이크를 끽 밟고 섰다. 마치 '훅 턴이 뭔지 보여주마 NSW에서 온 애송이' 라고 하는 듯한 신경질 적인 모습이었지만 반대로 그들에겐 내가 답답한 이방인이었을 터. 내 차 번호판이 NSW였으니 더 티가 났을 듯하다. 순간 부산에 온건가 싶기도 했다.

사실 훅턴이 뭔지 나중에 시드니 돌아가기 전 만난 동생이 알려줘서 알았다. 그런 건 진작에 알고 갔어야 했던 건데, 주로 구경하고 먹을 것만 찾다보니 의외로 알고 있어야 할 매너를 챙기지 못했다. 멜번에 차 가지고 가는 사람들은 꼭 훅턴 요령을 익히고 갈 것.


 

18 sounds that all Melburnians will recognise

https://www.timeout.com/melbourne/news/18-sounds-that-all-melburnians-will-recognise-121119

 

18 sounds that all Melburnians will recognise

From the ding of trams to the spruikers at the Queen Victoria Market, these are the sounds that define our city.

www.timeout.com


몇 개는 공감ㅎㅎ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