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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Diary

불안함을 느끼지 않아도 괜찮은건가?

by MJINAUS 2022. 1. 5.

03012022
두번의 락다운을 겪으니 징후 비슷한게 느껴진다. 손님의 발길이 뜸해지고 세일즈가 줄어듦에 따라 스톡 오더량 역시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단순히 숫자의 변화만을 감지하는 게 아닌, 분위기 자체의 변화이다.

앞으로만 나아가게끔 분위기가 조성된 이 사회에서 제자리걸음은 곧 마이너스를 의미한다. 홀리데이 기간임을 감안해도 코비드 이전의 연말연시와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업장이 바쁘지 않으니 바빠야 하는 것을 기본 전제로 한 조직의 구성과 질서, 커뮤니케이션의 방향도 그것을 뒷받침해주던 당위성이 사라지고 있다. 쉽게 말하면 한없이 게을러지는 캐주얼 및 파트타임 셰프들을 그러지 못하게 강제할 수 가 없고 더불어 주, 월 단위 브리핑 등을 통해 거창하진 않아도 무언가 계속 변화하고 나아가고 있다는 비전을 심어주며 긴장감을 유지해야 하는데 도무지 나조차도 긴장이 안된다.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문제 해결을 위한 플랜자체가 있을 수 없고 상부의 지시 또한 내려오지 않는다. 이럴때 헤드셰프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게 유일하게 필요한 스킬이다.;;




Vinny의 여자친구인 비스트로 파트의 한 직원이 손님도 없고 카운터에 서서 FOH직원들을 한 명 한 명 그리고 있길래 가서 구경하니 솜씨가 꽤나 좋아 BOH도 그려달라고 부탁했다. 잘 그렸냐고 나에게 가져와 하나씩 보여주며 설명을 해준다. 근데 나를 이렇게 그려놨다. 손에는 스테이크와 나이프. 아마 tender loin과 strip loin을 다듬는 걸 자주 봐서 그런가. 이건 내가 아닌 거 같아 라고 했지만 그들의 눈엔 내가 이렇게 보이나보다.


04012022
홀 매니저 중 한 명인 Rohan으로부터 오너 Kent은 12개 호텔 Venue들을 자체 셧다운을 할 계획은 없다는 얘길 들었다. 그 말은 곧 더 타이트하게 손실을 최대한 줄이라는 뜻이고.. 적은 수요를 예상해서 딱 그만큼의 생산만을 해야한다는 건데 이게 정말 고역인 이유가 우선 고객의 지출이 과연 예상치를 만족시킬것인가에 대한 의구심(기대심은 의욕을 올리고 의구심은 사기를 떨어뜨린다.)이 든다는 것, 둘째로 스톡 레벨을 적정 수준으로(혹은 아주 낮은 레벨로) 유지한다는 것도 쉽지 않을 뿐더러 게다가 캐주얼 직원들의 시프트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과제가 따른다.

규모가 클수록 투자(투입)에 의한 생산 과정의 전개 및 조율이 느리고 답답하고 효율적이지 못함을 몸소 깨닫고 있다. 전례없는 이 상황에서 갖가지 불안한 징후들이 보인다. 언제까지 긍정적인 자세로 일관할 수 있을지, 아님 잠시 마음을 놓고 있어도 괜찮은 건지 도무지 갈피를 못잡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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