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으로 요리를 하지만 김치를 담궈 본 적이 한번도 없었다. 일단 한인마트에서 팔뚝만한 무 하나 사와서 깍둑썰고 소금에 절여 놓고 딸려온 무청 다듬어 옆에 놔두고 부추와 양배추와 양파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놨다.
장모님이 직접 재배해서 말려 빻은 고춧가루를 다 써서 없다. 무 사러 마트 갔을 때 김치용 고춧가루를 샀지만 한국산이 아닌 중국산이겠지.. ingredient와 원산지 표기를 아무리 찾아봐도 어디산인지 나와있지 않았다. 중국산일 확률이 높지만 별 수 없다. 여긴 호주니까.
한시간 지나 무를 깨끗이 씻어주고 차례차례 양념 넣고 찹쌀 풀 쑤어놓은 거 넣어주고 다시 간 좀 더 맞춰주고 해서 작은 김치통에 넣어 베란다에 하룻밤 놔뒀다 들여옴.
순대국과 설렁탕은 아주 달큰한 깍두기와 궁합이 잘 맞지만 그건 사카린이 많이 들어갔기 때문이고, 집에서 먹을 건강한 김치를 만들기 위해 설탕을 전혀 넣지 않았다. 며칠 냉장고에서 좀 더 숙성 시켜야 한다.
바로 먹을 수 있는 마늘쫑무침.
마늘쫑 일곱 여덟 대에 $3.50. 두 묶음을 사오니 일주일 정도 먹을 양이 나온다. 마늘쫑무침은 하루만 숙성시켜도 맛이 괜찮다. 적당히 새끼 손가락 길이로 썰어 끓는 물에 30초정도 살짝 데쳐주고 찬물로 헹궈 양념장에 비벼준다.
고추가루
간장
식초
참기름
매실액
설탕 약간
볶은 참깨
케이마트에서 2.2L Glass Jar를 Click&collect로 주문해서 픽업해왔다. 쉬는날 심심하면 가는, 나에겐 놀이터 같은 곳이었는데 코로나때문에 입구에서 물건 찾으러 왔어요 하고 주문정보가 입력된 모바일 페이지를 보여주는 것 밖엔 할 수 있는 게 없다.
케이마트가 다시 오픈하면 티셔츠도 사고 방향제도 사고 빨래 바구니도 사고 후라이팬도 사고 파스타 접시도 사고 많이많이 사야지.
암튼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고추 장아찌.
간장, 설탕, 식초, 물이면 끝.
고추는 밀가루와 소금으로 문질러 씻고 물에 잘 헹군 후 꼭지 따고 이쑤시개로 구멍을 뚫어줌. 양념이 잘 배도록.
Jar에 고추 넣고 장아찌 물 부어주고 3일 있다가 양념 물만 냄비에 부어 한 번 끓여주고 식혀서 다시 부어줌.
그리고 3일 있다 먹으면 된다. 간장 양념은 버리지 말고 고기 먹을 때 부추 송송 썰어서 이 양념장 한두스푼 넣고 생으로 무쳐먹으면 궁합이 잘 맞음.
집에 콘 옥수수 까놓고 남은게 있어 Corn fritter를 만들어 먹었다. 콘 옥수수는 캔에서 나오면 냉장고에 보관해도 보관 기간이 그리 길지 않다. 그래서 콘 프리터를 만들어 냉동 보관하기로.
집에 부추 한 단 사놓은 게 있어 콘과 부추 잘게 썰은 거를 부침가루와 감자전분을 넣어 버무려준다. 콘에서 물이 나오기 때문에 따로 물은 안넣어도 된다. 소금 후추로 간 좀 해서 약불에 노릇노릇 구워 식힌 후 개별로 랩에 싸서 냉동고에 넣어놓는다. 나중에 하나씩 꺼내 전자렌지에 30초 돌려 해동 후 팬에 기름두르고 살짝 구워먹으면 겉바속촉 옥수수알맹이 톡톡 별미.
한국에서는 한 때 닭발을 주식으로 먹던 때가 있었다. 서울 동대문 근처와 왕십리, 수유 쪽에 자주 가는 맛집들이 있었는데 특징은 모두 뼈없는 닭발이라는 점.
호주에서는 뼈없는 닭발은 구경도 못해봤고 그나마 뼈 있는 닭발 마저도 7년 동안 한 번밖엔 먹어보지 못했다. 주로 후기들로 1차 판단을 하는데 진짜 맛있게 하는 곳을 찾을 수 없었고 두번째 이유로는 사먹으면 터무니없이 비싼 음식이다. 원가에 비해 말이다.
(아래 닭발 사진 나와요. 누군가에겐 혐오스러울 수 있으니 미리 경고함. 그래도 나에겐 사랑스러운 닭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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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스비 웨스트필드 콜스 앞에 닭집이 있다. 부위별로 닭만 취급하는 곳인데 왜 여기서 닭발을 사다 해먹을 생각을 못했지...
$4.50/kg 이면 저렴하다. 1키로면 둘이서 먹기에 딱 좋은 양이다. 그런데 와이프가 닭발을 먹지 않으니 나 혼자 다 먹을 수 있다. 으하하
1. 닭발 발톱을 잘라준다
2. 천일염과 밀가루를 넣고 박박 문질러준다.
3. 흐르는 물로 깨끗이 씻어준다.
4. 소금 약간 넣은 물에 10분 정도 삶아준다. 너무 오래 삶으면 콜라겐 다 빠져나오고 맛 없음.
5. 넓은 팬에 닭발이 반정도 잠길 정도 물을 붓고 양념 넣고 닭발이 구부러지며 마디가 드러날 때까지 졸여준다. 뼈없는 닭발은 볶아주는 느낌인데 반해 뼈있는 닭발은 졸여주는 느낌으로 조리.
6. 이걸 바로 먹는다? 노노. 좀 변칙인데 그대로 식힌 후 냉장고에 넣어놨다가 다음날 꺼내서 다시 살짝 졸이듯이 데워먹으면 진짜 꿀맛이다. 처음 졸이는 과정에서 고기는 이미 다 익지만 식히고 숙성하는 과정에서 양념맛이 진해지고 콜라겐의 쫀득함이 배가 되며 젤라틴이 양념에 녹아들어 양념 한수저 떠 먹을 때 그 얼큰한 목넘김이 일품이다.
이번 주 반찬 만들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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