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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Diary

25032019 아 스트레스

by MJINAUS 2021. 6. 18.

직장생활은 다 매한가지다.

사람사는 곳은 어디서나 비슷한 일들이 일어난다. 외국애들이라고 다를 거 없다. 직장은 가장들이 모여있는 곳이고 직장 내에서 자신을 보호해 줄 '보호자'가 없는 개개인은 자신을 지킬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의 밥그릇, 자신의 입지 등을 말이다. 그래서 사내 정치싸움은 늘 항상 계속된다. 내가 이 업장에 들어온 후 이일 저일에 휘말리다 쫓겨나다시피 한 사람만 벌써 3명이다. 그리고 또 한명의 위태위태한 사람이 있는데 그가 네 번째가 될 지 아닐지는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리 가게는 실수에 관대하다. 관대하다고 하여 그냥 눈감고 넘어가는 그런 것은 아니고, 실수를 한다고 해서 짤릴 일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절대 눈감아줄 수 없는 한 가지가 있는데 바로 게으름이다. 게으름을 보이면 시프트가 줄어들고 모두가 공유하는 로스터에 자신의 시프트가 줄어드는 것을 보는 당사자는 위축이 된다. 주변의 수군거림은 불난 집에 부채질 마냥 그 사람을 더욱 작아지게 만들고 결국 머지 않아 자리를 떠나게 된다. 이런 분위기는 헤드셰프인 스티브와 수셰프인 맷의 성향에 의해 만들어진다.

우리 가게에서 7년을 Pizza파트에서 근무한 존은 나이가 좀 있는 아저씨다. 피자만 30년 가까이 만들었고 개인비즈니스도 20년 정도를 했다. 호주에서 오래 살며 많은 사람들을 겪어왔고 이 업계에서 아직도 살아남아 있다. 같이 일하는 젊은 네팔친구들에게는 꼰대로 보일 수도 있지만 내가 보기에는 현명하고 고집있고 긍정적이고 항상 움직이고 생각하는 부지런한 동료다. 내가 키친핸드로 접시를 닦을때부터 항상 나를 격려해주고 좋은 말을 많이 해줬던 그런 친구다. 한가지 단점이란, 자신의 감정이 쉽게 티가 난다는 것인데, 그 단점으로 인해 최근 3명의 동료와 트러블이 있었다. 피자와 라더를 맡고 있는 Cook들과 말이다. 이 세명은 다 게으르다. 딱 쫓겨나지 않을 정도로 게으른데 헤드셰프와 수셰프가 있을 때와 없을때의 움직임이 현저하게 차이가 있다. 존은 감정을 숨길 수 없었고 참다참다 1년 정도를 지켜보다 더이상 참지 못하고 감정을 드러내버리고 말았다.

그게 실수였다. 반대파 세명이 가만 있겠는가.. 이때부터 모함을 시작하는데.. 약 3주에 걸쳐 존이 저지르는 아주 사소한 실수까지 모두 고자질을 한다. 결국 존은 핀치에 몰렸다.

약 한달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감정을 드러낸 사람이 잘못인가, 게으르면서도 딱 쫓겨나지 않을정도의 업무처리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잘못인가..

둘 다 팀웍을 깰 수 있는 요소인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무엇이 더 잘못됐다고 보긴 어렵다. 그냥 둘 다 잘못됐다. 그럼 위 문제에 답을 하기 위해 그 다음 요소를 찾아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이해하기가 힘들어진다. 어쨌든 상부는 존의 잘못이라고 판단했는지 로스터상의 그의 위치를 밑으로 내리면서 시프트역시 줄였다. 45시간에서 35시간으로.. 다음주, 다다음주가 되면 더 줄어들 것이고.. 이런식으로 그동안 세명이 나갔다.

팀웍을 지키기 위해 그것을 저해하는 요소를 지적하는 사람이 팀웍을 헤친 꼴이 되어버렸다.

가뜩이나 담배 끊은지 4일짼데 이건 뭐 아무리 고민해봐도 결론이 안나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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