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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ing in AUS

180423-200423 Carcoar dam Free campground

by MJINAUS 2023. 4. 28.

 
간만에 와이프가 휴가를 냈다. 난 RDO 3일에 Lieu하나 붙여서 어디 놀러갈 생각에 이주 전부터 들떠있었다. 와이프도 캠핑가서 맛있는거 먹을 생각에 들뜨긴 마찬가지. 최근 다녀온 저비스 베이를 갈까, 오랜만에 Carcoar 캠핑장을 갈까, 아니면 새로운 캠핑장을 찾아 떠날까 고민끝에 Carcoar 캠프그라운드를 가기로 했다. 카코어는 그런 곳이다. 푹 쉬고 싶을 때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편히 쉬다 오는 곳. 새로운 곳으로의 모험도 신나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자꾸 찾아가게 되는 곳이 있다는 것 또한 작은 행복이다. 참 포근한 곳.
 
 

 
 
2년전에 갔을 때와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차도 바뀌고 텐트도 가제보에 연결하는 방식의 것으로 바꿨다. 아이스박스도 두배나 커졌고 텐트안에 넣는 매트리스도 장비의 목록에 추가됐다. 짐이 많아지는 걸 싫어해서 늘 최소한으로만 갖췄는대도 꽤 많다. 나중엔 버스를 사서 타고다닐지 싶다.
 
 

 
 
4시간 거리. 오렌지 콜스에서 먹을 거 사고 오니 약 다섯시간이 걸렸다. 캠핑장 초입의 윈드팜 뷰는 그래 역시 캠핑은 여기지..
아쉽게도 텐트치려고 계획 했던 곳이 미리 어떤 카라반의 차지가 되어있었다. 강변에 아주 큰 나무 두 개 사이에 윈드팜 뷰가 아주 끝내주던 자리였는데.. 예약제가 아니니 먼저 맡는 사람이 임자라 여유로운 마음으로 다른 곳을 알아보기로 했다. 어디가 좋을까 울퉁불퉁 그라운드를 이리저리 누비다 돌테이블이 있고 평평한 딱 좋은 자리를 발견했다. 오히려 더 좋은 자리. 화장실이 좀 멀긴 했지만 조용하고 아늑한 자리다. 장비 셋업하는데 약 한시간 정도 소비하고 시원한 음료수 한 잔 마시면 아 이제 캠핑 왔구나.. 느낌이 든다.
 
 

 
 
와이프는 작정하고 술을 마시겠다고 와인 두병과 맥주를 잔뜩 가져왔다. 난 선물받은 Bilpin 애플사이더와 콜라. 콜스에서 산 5kg 얼음은 4~5일은 거뜬히 지속된다.
 
 

 
 
생각보다 많은 카라반이 와 있었다. 홀리데이 시즌이라 그런갑다. 텐트 셋업하고 캠핑장을 슬슬 걸어다니며 둘러보니 노부부 카라반이 주로 많았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팸과 케이뜨 커플, 그리고 두번째 왔을 때 데비 부부가 생각난다. 그들 모두 은퇴 후 카라반 여행을 즐기던 부부들이었는데 이번엔 또 누굴 만나게 될까 은근 기대 된다.
 
 

 
 
약 15~20도의 기온에 날씨 화창. 여름이 지났기에 파리나 벌레들이 거의 없고 그저 조용하다. 사방이 뚤려있고 새가 지저귀는 소리 뿐 그 어떤 소음 공해가 없다. 그저 타닥타닥 타는 숯, 아이들 뛰노는 소리, 저 멀리 윈드팜의 터빈 돌아가는 소리가 간헐적으로 웅웅.
 
약 20m 거리에 오래된 카라반에 부부와 세 꼬마아이들이 있다. 아마 여기서 벌써 몇일은 있었던 것 같은.. 아이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자전거 타고 놀기 바쁘다. 밥때가 되면 카라반에 들어가 뭘 먹고 또 나와 자전거만 타고 놀다 그렇게 하루가 간다. 삼남매가 자전거만 타고 같은 곳만 왔다 갔다 하는데 저렇게 즐겁고 행복해 할까.
 
 

 
 
Moon Phase가 New moon이라 별도 잘 보였다. 좀 말도 안되는 밀키웨이 모습. 
 
 



윈드팜 터빈 아래까지 차를 끌고 올라갔다. 비포장 도로지만 험난한 오프로드정도까진 아니다. 가까이서 보는 터빈은 정말 크다.
 
 

 
 
둘째날 오렌지로 나들이 가는 중에 잠시 들른 큐리오시티 스탑. 오래된 녹슨 농기구나 철로 다양한 장식을 만들어 전시해놨다. 안에 들어가보면 나무로 만든 시계 혹은 골동품들도 많은데 흔하게 접하는 골동품 가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기발하다 싶은 쇠 공예품들이 많이 있었다. 주로 철로 곤충이나 동물들을 표현한 작품들이다. 매장 안에 들어가니 본드 냄새가 나는 것이 아마 뒷편에 작업실이 있는 모양이었다.
 
 

포터하우스와 스카치필렛보다 더 맛있었던 'poorman's rib eye' 척아이롤.

 

해질녘의 호수와 윈드팜. 조용...하다.

 

자색 고구마는 못참지. 식용유와 소금으로 전체 문질러준다음 은박지에 싸서 남은 숯불안에서 한시간. 고구마 냄새가 솔솔

 

 
 
초가을의 카코어댐. 청량하고 포근하다. 모든게 자연스럽고 한없이 느긋하다. 언젠가 카라반 끌고 꼭 오게 될 것만 같은데..
 
 



3일째, 돌아가는 날 아침에 우리 텐트에 놀러왔는데 보통 주인있는 개가 놀러오면 잠깐 인사하고 가게 마련이지만 이 녀석은 계속 머물러 있는다. 목끈이 있는 걸로 봐서 주인이 있겠지 싶었는데 이상하게 계속 머물러 있어 목줄을 만들어 끼워 카라반이 많이 몰려있는 쪽으로 데려갔지만 다시 또 우릴 따라왔다. 먹을 걸 원하는 건 아니었고 자꾸 놀자고 추근덕대고 있어 나무토막 던지기를 몇 번 했는데 힘든지 할딱할딱 거린다. 웃긴게.. 던진 나무토막 물어오면 바로 다시 던지면 안된다. 이녀석이 자기 숨 돌아올 때까지 발로 붙잡고 있어 사람은 기다려야 한다. 자기 숨 돌리고 준비되면 나무토막 잡고 있던 발을 놓는데 참나 자기가 놀아달라고 해놓고서는.. 아내와 내가 여러 이름을 불러봤지만 반응하지 않는다. 윌리엄, 찰리, 조지, 조니 등. 그러다 바비! 라고 부르니 반응하는데 조금 더 가까워진거 같은 느낌이다.
 
2년전에 심은 망고나무와 타임캡슐은 찾으러 갔지만 찾지 못했다. 기억을 더듬어 겨우 추정되는 자리는 찾긴 했지만 바로 옆에 카라반이 서있어 거수자(거동이 수상한 자)로 의심받을까 가까이 가지 못했다.

이른 점심 먹고 짐 다 정리할 때까지 옆에서 머물러 있다가 차에 타고 가려하니 바비가 쫓아온다. 혹시 주인이 버리고 갔나.. 별로 좋지 않은 상상을 하게 만드는 녀석의 상황과 행동. 보통 이렇게 프리캠핑장에서도 개들 목줄은 풀어놓지 않는데 말이다. 그렇게 바비와의 인연을 아쉬워하며 돌아왔다. 조금 더 일찍 만났으면 즐거웠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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