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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에 살기

함께.

by MJINAUS 2022. 1. 22.

https://youtu.be/v4u8N3Ik1F4



강산에가 노래방에서 고등학생을 앉혀놓고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노래를 부르는 어느 유튜브를 보았다.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참으로 대단하다. 갑자기 나타나. 고등학교 때 많이 불렀던 노래고 당시엔 멜로디가 좋아 따라 불렀지만 지금은 가사의 한글자 한글자가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이 느껴진다. 다 괜찮아 하며 위로하는 것 같으면서도 또한 더 힘을 내게 해주는 고마운 노래다.

늘 결과만을 좇았던 패기있던 20대 그 시절의 추진력은 누구도 막지 못했다. 심지어 가족 친구 어느 누구도 말이다.
장남이었으면 신중하게 고려하고 망설였을 많은 일들을 막내라는 자격아닌 자격으로 망설임 없이 해왔다. 그 때는 무조건 내가 원하는 걸 이룰 수 있었다는 자신감만이 동기부여의 원천이었고, 안타깝게도 자신이 갉아먹히는지도 모르는 채 죽자살자 달려들었다. 자만심과는 철저히 경계를 두었지만 그게 내 기준에서지 어른들이 보면 경험 부족한 아집으로 똘똘 뭉친 젊은이로만 보였을 거고, 실패보다는 뭔가를 이뤘다해도 어딘지 모를 찝찝함이 항상 남아있었는데 사실 보기 좋게 실패를 하는 편이 더 나았을 거란 생각도 든다. 애매한 반쪽짜리 성공은 그 안에서 애매함의 원인을 찾는데 또 시간과 노력을 할애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속시원한 답을 찾은 것도 아니지만.

그러다보니 30대가 되어서부터는 과정에 좀 더 무게를 두게 됐다. 인정하기 힘들었지만 내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고 본능적으로 위안을 얻을 뭔가가 필요했다. 적어도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는 과정을 되돌아보는 것 만큼 위안이 되는 것도 없었기에 그래서 과정은 더욱 중요했다.

중반을 넘어 이제는 그 과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과의 관계가 참 감사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내가 찾는다고 해서 만날 수 있는 게 아닌, 어디서 어떻게 다가올지 모르는 존재라 더 감사하다. 점점 나약해지는 표현같지만, 누군가 비슷한 길을 가고 비슷한 노력을 하고 그 과정을 서로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위로가 된다. 그렇게라도 힘을 얻어야 뭔가 꾸역꾸역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아서다. 그렇게 이 길이 쉽지만은 않다.

강산에 노래의 가사 딱딱해지는 발바닥 처럼 진짜 발바닥이 딱딱해졌다. 특히 뒤꿈치 굳은 살이 돌땡이 같다.
그래도 열심히 걷고 뛰고 하다보면 분명 조만간 달콤한 시기가 올거고 돈도 많이 벌어서 발마시지도 받으면 딱딱한 발도 부드럽게 풀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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