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ily flower shop miniature를 사러 Alexandria까지 다녀왔다. 좀 시간이 걸리더라도 온라인 주문보다 쉬는 날을 이용해 후딱 다녀오는 게 낫다. 가끔 시스템 오류로 스톡 안내가 잘못되어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어 출발 전 전화로 확인하는 과정은 필수다.
어쨌든 안작대교를 지나 시티 초중심 까지는 아니더라도 UTS근처를 지나가게 됐는데 이미 어느정도 홀리데이가 지나고 일상으로 돌아올 시기지만 길거리가 휑하다 못해 우울하다.
전통 있는 핫도그가게, 레스토랑 맛집, 트렌디한 카페로 이름을 날렸던 많은 업장들이 그게 다 무슨 소용이었냐는 듯 문을 닫고 영업을 하지 않는다. 숨만 쉬어도 나가는 상당한 지출을 감당할 수 없어 일시적으로 영업을 중지한 경우도 있지만 아예 폐업을 한 곳도 적지 않으니 허리띠를 졸라메고 버티는 것 역시 사치인 그런 암울한 상황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는 것이다.
각자도생이라는 말이 난무한다. 그럼 그 전에는 누가 도와줬냐 라고 물을 수 있을진대, 그렇다. 그동안 그나마 안정적이었던 사회 시스템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잠자리에서 일어나 움직일 의지만 있다면 충분한 급여를 제공하는 많은 일자리의 기회가 있었고 그렇게 얻은 수입을 부담 없이 지출하며 누릴 수 있는 다양한 즐거움이 있었다.
안정적인 생산성에서 비롯된 충분한 잉여는 엔터테인먼트나 레크리에이션 시장에 일부 흘러들어 사람들의 즐거움과 행복에 일조하지만 반대로 생산성이 떨어져 잉여는 커녕 후퇴가 일어나는 사회는 소비가 줄어 우울한 내수 분위기가 형성된다. 딱히 그것 말고는 할 일이 없어서, 혹은 실망만 거듭되는 내일에 대한 마지못한 기대로 하루 하루 업장 문을 열고 꼭지 돌아간 수도 마냥 줄줄 새는 지출을 감당하고 있는 모습은 중장기적인 침체의 징후로 보이기까지 한다.
불과 3주 전, 12월 크리스마스 이전까지 지난 락다운의 괴로움을 잊고 열심히 달려 다시 피크를 찍으려는 시기에 예상했던 인력난이 찾아왔다. 당시 어떻게든 보더가 열리고 외부 인력의 유입이 자유로워질때까지 버텨보자하며 힘들어도 참고 이겨내왔는데 그 당시 부족했던 인력이 이제는 남아도는 형편이 되어버렸다. 악덕 업주(회사)의 경우 쓰다고 뱉어버리는 경우도 있겠지만 적어도 우리 업장에서는 캐주얼 인력들의 시프트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제공하려는 헤드셰프의 노력에 따라 나도 보유한 lieu를 최대한 사용해서 쉬어주기로(?) 했다.
불과 2~3주만에 '전례 없던 인력부족' 상황이 반대로 또한 '전례 없던 인력초과' 상황으로 탈바꿈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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