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야나기바. 날도 많이 줄어들었고 녹도슬고 시노기라인도 비뚤빼뚤. 스크레치도 여기저기 상당하다. 버리긴 아까워 핸들을 교체해봤다.
핸들 구입은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개당 35불. 배송비는 무료였고 기간 두달 넘게 걸림.
링크
https://a.aliexpress.com/_dYZI5Te
가격대에 비해 나쁘지 않은 퀄리티다. 외국이나 우리나라에서 핸들을 직접 만드는 장인들의 작품은 그 훌륭한 품질만큼 가격 또한 만만찮다. 이 작업은 흙수저를 위한 것이다. 유명 브랜드의 칼, 값비싼 핸들 그라고 엄청난 퀄리티의 결과물을 기대하는 분들은 그냥 지나가셔도 좋아요.
매끈한 손잡이에 금테 한줄 둘러있다. 위에 동그란 것은 칼이 손잡이에 딱 맞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준비물
1.쇠줄, 영어로 file.
2. 실톱. 위 사진 뒤에 흐리게 찍힘.
3. 글루. 글루건에 끼워서 쓰는 글루 막대
4. 토치
File은 버닝스에서 세트로 10불정도 한다.
나중에 중지걸이 다듬을 때 둥근것도 필요하니 10불에 이정도 구성이면 괜찮다. Craftright 공구들이 좀 허접하긴 하지만 가성비는 좋은 편이다.
작업 순서는 간단하다.
1. 일단 기존 손잡이 탈거해주고, 새 손잡이에 끼워본다. 손잡이를 뺀 야나기바는 아래처럼 생겼다.
아주 오래된 칼. 아마 평범한 탄소강, 일본강(황강)인것 같다. 비싸지 않지만 나에게 나름 의미가 깊은 칼이다.
손잡이에 끼워보면 사이즈가 이렇게 차이가 난다.
길어서 남는 부분은 실톱으로 잘라버린다.
슴베가 핸들 깊이보다 길다. 저 길이만큼 슴베 아래쪽을 절단해야 핸들에 딱 맞게 들어간다.
맨 위사진의 칼 고정 고리같은 둥근녀석이 들어가야하는데 슴베가 굵어서 안들어간다. File로 이쪽 저쪽 균일하게 다듬어준다.
쇠줄로 다듬다듬
2. 핸들장착 준비가 완료됐으면 핸들 안에 글루 막대를 넣고 옆에 놔둔 후 토치로 슴베를 달군다. 집에서 불 나면 안되니 싱크대에서 작업하세요.
3. 쇠가 달궈지면 (벌겋게 되기 시작할 때) 글루를 꽂아놨던 핸들에 그대로 갖다 꽂아버린다. 글루가 달궈진 슴베에 닿으면서 녹아내리는데 바깥으로 흐르지 않게 핸들을 잘 세워서 잡아야 한다. 넘치는 글루는 무시하고 칼을 끝까지 잘 넣는다. 초반에 녹아내린 글루탓에 핸들이 덜렁덜렁 할 수 있는데 이 때가 골든타임. 전후좌우 잘 살피며 핸들이 중간에 잘 끼워질 수 있게 조정한다.
4. 얼마 지나지 않아 글루가 굳기 시작하면 베란다에 잘 받쳐 세워놓고 글루가 완벽히 굳을때까지 기다림.
넘어지지 않게 숫돌로 고정
새 핸들 장착 모습.
5. 아직 끝이 아니다. 실사용을 위한 연마가 필요하다. 아래는 연마를 마친 모습.
중지걸이 마감은 언제 다시 손봐야 한다.
오래된 탄소강에다가 모양도 망가지고 우라면에 점녹도 슬고 하여 연마에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았다. 흑막 320과 1000, 그리고 5000으로 이중날 주고 마무리. 각인면 기스는 1200방 사포로 대충 문질러 줌. 키친타월 잘릴 정도까지만 날 세워둠.
비스트로에 복귀하게 되어 일식당 알바를 그만뒀기 때문에 야나기바를 쓸 일이 별로 없다. 그래도 잘 갈아놓고 칼가방 한켠에 모셔놔야 언제든 필요할 때 바로 쓸 수 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핸들 교체를 했다.
집에서 할일은 없고 오래된 칼 있으면 시간때우기용으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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