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7일 Chelsea 송별회
-2월 9일 Steve 생일
-2월 10일부터 휴가
4년이란 시간이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첼시는 대학 생활비와 용돈을 벌기위해 다녔던 이 곳을 떠나 이제 자신의 전공인 간호사로서의 본격적인 커리어를 시작한다. 이미 어번 펍에서 1차를 마치고 이쪽으로 온 FOH 스태프들. 나와 로비, 아시시는 일요일 더블 근무고 1차부터 참석한 셰프는 off였던 Vinny가 유일.
작년 말에 있었던 사건으로 FOH와 키친 스태프 사이에 꽤 두꺼운 벽이 생겨 셰프들까지 참석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러나 모든 일이 마찬가지로 시간이 흐르며 그 벽이 조금씩 허물어지는 중에 이렇게 큰 모임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첼시와의 그동안의 인연에 대한 아쉬움도 있어 작은 선물을 준비하여 일끝나고 퇴근전에 잠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왔다.
사진속에 있는 사람들 중 첼시는 내가 이곳에 처음 와 키친핸드로 접시를 닦을 때 부터 지금 수셰프가 될 때까지 모든 과정을 옆에서 지켜본 유일한 직원이다. 그 과정에서 FOH든 BOH든 많은 사람들이 들어왔다 나갔고 동 기간을 지내온 관계는 우리가 마지막이라고 볼 수 있다. 첼시는 학교를 졸업했고 RN이 되었으니 호주내에서 2년 근무하고 이후에는 필리핀 등의 동남아 또는 아프리카 대륙으로 건너갈 계획이라고 한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응원과 격려가 있기에 자신의 길을 잘 개척해 나갈거라 생각된다.
내가 헤드셰프가 되면 꼭 다시 온다고 한다. 그래서 한 10년 후에나 오라고 했다.
헤드셰프 Steve의 생일.
그로부터 항상 많은 것을 배우고 있고 이제는 가장 가까이서 그가 헤드셰프로서의 업무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서포트하는 위치에서 그의 첫번째 생일을 맞이하게 되었다. 작년에도 이맘때쯤에 당시 수셰프였던 맷이 스티브의 생일을 챙겼던 기억이 나서 Gretchen에게 정확한 날짜를 물으니 2월 8일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날은 그의 RDO. 다음날인 화요일은 내가 런치 싱글, 스티브가 디너 싱글. 그리고 나는 수요일부터 2주 휴가.
미리 준비한 대형 생일축하 카드에 일주일전부터 직원들 하나하나의 메세지를 담았다. 휴가를 가 있던 Ross에게는 종이에 적어서 사진 찍어 보내라고 하여 프린트에서 카드에 붙이고..ㅎㅎ 화요일 런치 근무를 마치고 조니워커 블루라벨 리미티드 에디션과 생일카드를 함께 드라이 룸 선반에 놔두고 옴. 그리고 이제부터 난 휴가다.
포장은 와이프가.
작년 한해를 꾸역꾸역 버티다 싶이 넘기고 코로나바이러스로 휘청거렸던 경제 상황이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이젠 뭔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심기일전 하여 더 업그레이드 된 메뉴와 정신무장 각오로 고객들에게 다시 어필해야 한다. 미리 새 메뉴를 셋업해놨던 스티브는 오너로부터 최종 컨펌을 받고 쿨룸과 냉동창고 정리에 들어갔다. 카운터 메뉴보드가 완성되는 시점에 새 메뉴가 시작될 것이다. 기존 메뉴에서 약 70%정도가 바뀌는데 아마 내 휴가가 끝나는 시점에 맞춰서 진행이 될 듯 하다. 휴가기간내에 레시피 정리 사이즈 맞춰서 다시 하고 프랩 시스템을 다잡아놔야겠다.
이번 16일간의 휴가에는 캠핑도 가고 놀기도 잘 놀아야 하지만 무엇보다 신체 회복이 중요한 시기이다. 아침저녁으로 스트레칭과 러닝, 홈트레이닝하면서 목이나 무릎관절 통증도 완화시키고 책 읽으면서 머리도 휴식기를 줘야겠다. 영어공부는 뭐 그냥 늘상 하는거구... 시간 다 지나서 후회하지 않게 부지런히 움직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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