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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Diary

18102020 기본 기본 기본

by MJINAUS 2021. 6. 19.

9월 30일 부터 Salary로 돌아왔다. Work condition은 비자 신청시 필요한 경력증명에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

그동안 하루라도 빨리 이전 컨디션으로 돌아가길 바랐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한 업장 사정도 있고 해서 쉽게 얘기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는데 최근 점점 매출이 오르고 바빠지면서 메뉴, 스톡관리, 인력충원 등 여러면에서 조금씩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 허나 매출 상황은 좋아지고 있어도 근무 환경은 극악의 상황이다. 헤드셰프는 기침을 벌써 두달 넘게 하고 있고, 평소 잘 안다치던 수셰프도 손을 크게 베어 붕대를 감고 한 손 밖에 못쓰고 있다. 체력이 고갈되면서 집중력이 떨어져서 하루가 멀다하고 다치기 일쑤다. 그래도 대부분 남자답고 고집이 있는 사람들이라 군소리 안하고 어떻게든 버텨나가고 있다.

허나 이렇게 몸이 힘들고 정신적으로 고된 상황이 계속되면 사람들에게서 평소에 잘 보이지 않던 성향이 나타나게 된다. 그게 좋은쪽이든 안좋은 쪽이든. 각자의 본성이라기 보다는 힘드니까 어쩔 수 없지 라고 생각되면서도 같이 일하면서 힘을 받기도 하고 혹은 힘이 빠지기도 한다. 점점 한계를 극복하며 늘 배운다 생각하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이겨내려는 성향을 가진 사람이 있는 반면, 한없이 게을러지고 불평불만만 가득 쏟아내는 사람이 있다. 전자의 경우는 대부분 스스로 동기부여하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일을 찾아서 하는 타입이고, 후자는 누군가 잔소리를 계속 해야만 밍기적 밍기적이나마 움직이고 그마저도 하기 싫어 시간만 때우고 일에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타입이다.

참, 느리고 게으르지만 불평은 안하는 사람도 있다. 이 경우가 불평까지 하는 녀석보다는 그나마 낫다. 팀 내에서 누구보다 자기 공간 더럽게 쓰고 느리고 게으른 녀석이 타인에 대한 불평을 쏟아낼 때는 티타올로 재갈을 물려놓고 싶을 정도다.

스트레스를 잘 푸는 방법을 꾸준히 찾고 있고 더 나아가 스트레스를 최소한으로 받는 방법도 깊이 고민중이다.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어느선까지 내가 감당할 몫이고 또 어느선에서 손을 놔야 하는지에 대한 기민한 감각은 필수다. 사람들이 모인 곳은 어쩔 수 없는 듯하다. 묵묵히 최선을 다하지만 영리하지 않으면 내가 당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내 최선이 누군가에게 이용될 수 있고 또는 누군가의 질투심으로 인해 공격을 받거나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최근 속이 썩어들어가며 모든것을 감내하는 것보다는 센스있는 영리함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영리함'과 '얍샵함+비겁함'은 확실히 다르다. 데일리 타스크를 완료하기 위해 푸시와 잔소리, 강압적인 명령이 있을 수 있으나 내가 최선을 다하면서 팀 전체를 이끈다면, 물론 소수의 반발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의지와 의욕을 끌어내고 매순간 소속감을 느끼게 하고 솔선수범 함으로써 아래 직원들 스스로가 압박감을 이겨내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유지한다면 그것은 중간 리더로서 바람직한 영리함이다. 반대로, 아래 직원들에 대한 푸시와 강압적인 명령만 존재하고 그로 인해 내가 몸이 편해지기만을 바란다면 그건 얍삽하고 비겁함이다.

수셰프가 내년 1월에 업장을 떠난다. 거의 4년동안 함께 일을 했는데, 참 능력있는 셰프지만 더이상의 직장생활이 맞지 않는지 푸드트럭을 운영하겠다고 준비를 하고 있다. 영업 전반에 대한 서류준비와 메뉴플래닝 등 거의 모든 준비가 끝난 것 같고 떠날 날짜만 고민하던 차에 결국 어제 헤드셰프에게 구체적인 일정을 보고했다. 헤드셰프가 새 수셰프를 고용할지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수셰프인 Matt은 떠나기 전 앞으로 약 두 달 남은 기간동안 나에게 수셰프 트레이닝을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고 나는 두려움에 말을 아꼈다. 턴오버 3밀리언 업장의 수셰프가 되기엔 난 아직 갈길이 멀기 때문이다.

책임감이 무거워질수록 잔머리를 쓰고 잘하려고 안달하는 것보다 기본에 충실해야 함을 늘 상기하고자 한다. 실력, 지식, 팀 리딩, 인성 등 모든 부분에서 기본을 잊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반은 먹고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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