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호주요리로영주권까지

ENS DE 신청 하루 전..

by MJINAUS 2022. 9. 7.

내일이면 ENS DE 비자 신청이다.
지난 4주, 시간이 빨리 가길 바라는 마음에 쉬는 날마다 와이프와 이곳저곳 여행을 다녔다. 네 번의 짧은 여행에 주행거리는 거의 1,800km에 육박했다. 여행일지는 나중에 정리하기로 하고 일단은 업장 상황과 비자 진행과정을 간략하게나마 기록하는게 낫겠다. 그렇지 않으면 머릿속 회로가 복잡해져 모든 기억이 뒤엉켜버릴 듯 하다.

1.
20년 근무의 Venue Licensee 로만이 퇴사를 했다. 내 모든 계약의 당사자 중 한명이 퇴사하는 것이므로 계약 효력의 지속을 위한 새 라이센시와의 미팅을 미리 준비해야 했다. 새 라이센시는 지난 주에 첫 업무일정을 소화했고 현재까지 세번의 간단한 1:1 미팅이 있었지만 모두 제너럴한 내용들.

2.
그동안 쌓여있던 14개의 lieu를 한주에 하나씩 사용하는 중이다. 물론 내 의지가 아닌 헤드셰프의 배려(?)로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도저히 day in lieu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 그는 오늘 사직서를 냈다. 그리고 나에게 문자를 보냈다. 문자를 읽는 순간 올 것이 왔구나. 만감이 교차했다. 착잡했고 머리가 텅 비었고 가슴속에서 소용돌이 치는 뭔가가 있었다가 곧 사라졌다. 그리고 다시 또 머엉. 스물스물 불안증세가 도지는건가 싶다.

3.
20년을 근무한 라이센시와 10년 근무 헤드셰프의 퇴사는 호텔 전체를 뒤숭숭하게 만들만한 큰 사건이다. 그들이 최종 결정을 내리기까지 무성한 루머들이 양산되었으며 수면위로 드러나는 정황들을 어디까지를 사실로 봐야하고 또 어디까지 무시해야 하는지, 일을 하는 도중에도 일이 손에 안잡혀 하루 하루가 참으로 고됐다. 곧 연말이 다가오는 터라 업장은 점점 바빠지고 인원부족은 더욱 심각해졌다. 선장의 자리가 곧 공석이 된다는 루머(이제는 팩트가 됐지만)에 선원들의 질서는 엉망이 되어갔고 비지니스 매각설까지 도는데 귀를 닫고만 있을수는 없는 상황 자체가 정말 곤혹스럽다.

4.
로만의 퇴사 이후 FOH의 세컨 인차지이자 펑션 매니저인 Erin이 이어 퇴사한다. BOH에서도 10월까지 3명의 시니어 셰프가 더 퇴사 예정. 키친 오퍼레이션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새 라이센시에게 무엇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고민이 된다. 그동안 underpay를 받으며 보상을 기대하고 버텨왔던 셰프들에게 적절한 뭔가가 주어지지 않으면 이후 2~3명의 셰프가 더 그만둘 테세다. 무엇을 내어주고 무엇을 취해야 하는지 이성적으로 판단해보자. 비지니스의 입장에서는 군말없이 reset을 원할게 분명하지만 그렇게 하기엔 모두가 miserable 해진다. 그런다고 회사는 눈하나 꿈쩍안할테지만.

어쨌든 비자신청은 내일 예정대로 진행이다. 프로세싱 타임은 4개월에서 13개월. 제발 그 사이에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업장이 실제로 매각되거나 하는 그런.. Chef 직종은 꾸준히 PMSOL에 버티고 있고 내 서류들은 완벽히 준비되어있다. Workstatement를 7월에 미리 받아놓았던 터라 내일 비자를 신청하는 시점까지의 on going을 증명하기 위한 7월 8월 페이슬립을 어제 법무사에게 전송했다.

어서 다 해결되고 한국으로 휴가가고 싶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