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만큼은 아니겠지만 호주 내에서도 무너지는 자산시장을 지켜보며 한숨짓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내 주변에 '(단기)Trader'보다는 '(장기)Investor'가 많아서인지 그 한숨은 본인들 자산의 축소보다는 그저 덤덤히 글로벌 시장 자체에 돌고 있는 위기감과 불안정성에 대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혹은 주식(그 중 몇몇은 코인에도)으로 자산을 늘려가는 동료들은 생각보다 이른나이부터 노후준비를 시작한 터라 몇몇은 당장 일을 그만두더라도 풍족하진 않지만 부족하지 않은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놓은 상태다.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건 단기투자자들의 이야기이고 동료들은 그저 추가매수 타이밍이 왔다며 열심히 캐시를 모으고 있는 중이다. 꽤나 부럽다.
한국에서의 주식 투자 경험은 투자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호기심에 불과했다. 노후준비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되는 나이에 이르러서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편이지만 호주라는 나라에서 그리고 건강한 투자성향을 가진 호주인 동료들의 영향을 받아 시작했기에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느긋하면서도 확실한 계획이 있는 삶, 느긋하기에 삶의 밸런스가 한곳에 너무 치우치지 않고도 즐길 것은 즐기며 건실한 계획을 세우고 유지할 수 있는 건 호주라는 나라에 살고 있어 느끼는 확실한 장점이다.
2022년 지금, 포스트 코비드의 보복심리를 사정없이 찍어 누른, 혹은 누르고 있는 일련의 이슈들이 진행중이다. 헝다사태, US 금리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상하이 봉쇄, 베이징 봉쇄, 글로벌 서플라이체인 문제 등이 순차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치솟는 원유값, 공급의 불안정성, 원자재의 수요/공급 양쪽의 압박, Fed의 물가에 대한 안일한 대처들을 비롯해서 각종 이슈들로 정신이 없다. 불안정한 자산시장은 앞으로 수차례 금리인상이 진행될 동안 하향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이 예측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불안한 심리는 또 하나의 매우 큰 규모의 자산시장인 크립토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그저께 비트코인, 이더리움을 비롯한 메이저 코인들은 물론 대부분의 마이너코인들도 일부는 저점을 찍을 정도로 큰 타격을 입었다. 네이버 뉴스를 봐도 관련 이야기로 도배 상태다. 물론 저점매수세력에 의해 일부 회복하겠지만 호재의 부재로 더 바닥을 찍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8:2의 비율로 주식(Share, ETF)과 코인의 적립식 매수를 하고 있는 나도 이에 영향을 안받을 수는 없다. Single stock으로는 호주 원자재 3사와 호주 내수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 WES, 그리고 일부 water sector에, ETF는 나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NDQ(commsec pocket), 나머지 2의 비율은 이더리움에 넣어놓고 NFT시장의 확대를 관망하는 중이다.
문제는 이런 시기에 아무 움직임도 없이 경제상황이 나아지기만을 두손모아 기도하는 게 최선일까? 그렇게 해서 상황이 좋아진다면야 참 다행이겠다만. 나같은 소규모 개인투자자들이 끊임없이 공부하고 움직이고 생각해야 하는 이유는 바람만으로는 상황이 좋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가 아니기에 예측 또한 불가능하다. 전문가의 예측도 자주 빗나가는 마당에 감히 내가 뭘 예측한단 말인가. 늘 이슈가 생긴 이후에 움직여야 하는 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다. 그러므로 항상 두세가지의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상황에 맞게 기민하게 반응하고 되도록 서둘러 움직이는 것이 최선이다.
지금이야 모바일앱을 통해 트레인이나 버스 스케줄 혹은 트랙웍 등의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데 그런 것이 부재했던 과거의 경우 정류장에서 버스를 놓치거나 혹은 한참을 기다리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공부를 통해 자산시장을 이해한다는 것은 내가 탈 대중교통의 스케줄을 확인하는 것과 같다. 예측 불가능한 교통 사고는 지식으로 습득 가능한 범주 밖의 문제지만, 내가 이용하고자 하는 대중교통의 스케줄을 미리 확인함으로써 버스 말고 트레인을 탈 지, 기다리고 다음 것을 탈 지, 혹은 택시를 부를지, 내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까지 도달하는데에 시간낭비를 최소화 할 수는 있다.
지금 시점에 아래 세가지를 늘 상기해야 한다.
1. 지속적인 근로소득의 유지
2. 소득의 적절한 투자 배분
3. 리밸런싱
1. 지속적인 근로소득 유지. 단 최대로 높일 것
직장인의 신분이라면 때에 맞춰 반복적으로 들어오는 소득이 장점이다. 허나 우선 근로소득을 최대한 높여야 한다. 물론 세컨잡을 하나 더 하는 것도 좋지만 그 전에 본업의 급여를 높일 수 있는 만큼 높이는 것이 좋다. 본인의 샐러리나 시간당 급여가 저평가 책정되어있다는 생각이 들면 주저말고 연봉 조정을 요청할 것. 실패해봐야 본전이고 가만히 주는 것만 받는 것보다야 낫다. 본업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다 한 후 필요하다면 세컨잡을 구한다. 작년 말부터 요청했던 연봉인상이 얼마 전 적용되고+주 1일 세컨잡으로 총 연봉의 20%이상을 올리고 있다. 이제부턴 꾸준히 근로소득을 발생시킬 것.
2. 적절한 배분
소득의 적절한 배분을 위해서는 '분명한 목적'과 어느정도의 '지식'이 필요한데 이 부분은 꼭 공부를 해야한다. 이미 설정된 목적도 어떻게 배분을 해야할까 공부하는 과정에 더 나은 방향으로 수정 될 수 있다. 지식의 축적없는 단순한 감으로의 투자는 투자가 아닌 도박이나 다름없다.
난 기본적으로 장기투자를 한다. 투자 기업 선택 시 내 기준은, 1. 재무제표를 통해 당해 뿐 아니라 지난 3년~5년의 흐름을 확인한다. 2. 총 자산에 기관, 기업의 투자가 많이 들어가 있어야 한다. 3. PER이 과도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저평가 되어있지도 않은 기업, 4. Dividend가 3%이상, stability가 90%이상이어야 하고 5. franking 100%, 6. 사업이 뚜렷하고 업계의 1, 2위를 다투고 있으며 7. 꾸준한 우상향을 보이는 호주 기업을 선택한다.
또 다른 선택 기준으로 투자를 결정한 Wesfarmer같은 회사는 내가 버닝스와 오피스워크와 케이마트를 좋아해서 쉬는 날마다 아이쇼핑을 하러 가는데 이렇게 관심을 갖고 좋아하는 회사를 선택해서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내가 투자하는 회사를 가까이 지켜보는 건 원래 당연한 일인데 이것에 무관심한 소액 주주들이 생각보다 많다.
3. 리밸런싱
상황은 늘 변한다. 효율적인 리밸런싱을 위해서는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허나 아무리 공부한다한들 전쟁이나 중국 물류의 심장 상하이 봉쇄 같은 일은 예측 불가능하다. 그러나 유튜브를 보는 것만으로 금리 인상으로 인해 자산이 어느쪽으로 이동하는가 정도는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Capital loss를 이용해 CGT를 절세하는 방법도 실행해야겠지만 지금은 워낙 건강한 회사들에만 투자가 되어 있어 상황의 변화로 시장 분위기가 안좋다해도 리밸런싱을 위한 매도까지 할 일은 없을 듯 하다. 반대로 정기적인 타이밍에 매수할 회사의 선택이 보다 신중하고 분명해야 할 것이다. 미국 내수경제가 활성화되고 테크기업의 강세가 다시 두드러질 땐 나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NDQ에, 호주 정부의 경기 부양책으로 내수가 활발해진다면 WES에, 중국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할 경우 원자재 기업 매수에 좀 더 신중해야 하는 등의 방법이다. 총 여덟가지 종목에 투자중이고 더 종류를 당분간은 늘릴 생각이 없다. 전업 투자자가 아니기에 관리할 수 있는 선을 넘어가지 않도록 해야함.
위 세가지 고려하며 꾸준히 적립식 매수를 유지한다면 훌륭한 첫걸음이다. 나아가 다양한 투자처를 모색하기 위한 공부, 정보 습득(단순히 single stock, ETF를 벗어나 채권(국채), 금/은, 혹은 재무제표 세부분석 등)은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한 다양한 루트를 제공해 줄 것이다. 얼마 되지 않는 자산으로 재무관리사를 찾는 것은 수수료로 인해 오히려 배보다 배꼽이 클 수 있다.
오늘 손 본 것.
Fortescue. Fully participation DRP로 설정되어있어 지난 번 Dividend가 모두 자동으로 reinvest되었다. BHP나 RIO처럼 CDIA에 들어오길 기다렸는데 브로커가 LINK라 설정방식이 약간 다르다. 이번에 Partially로 선택하니 지정 유닛 수 외에는 CDIA로 지급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0은 선택이 안돼 1로 설정. 다음 Dividend는 1유닛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외한 남은 모든 금액이 account로 들어온다. 그렇게 설명이 되어있는데 잘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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