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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에 살기

Honest chicken Newport, Palm beach, Nasi Pennant Hills

by MJINAUS 2023. 7. 15.

호주에서의 겨울은 집이 바깥보다 추워 날만 좋으면 자꾸 어디론가 나가고 싶어진다. 와이프는 집순이에 가깝지만 내가 쉬는 날에는 먼저 밖에 나가자고 조를 만큼 드라이브를 좋아한다. 혼자서는 집, 일터 말고는 다른 곳을 갈 수 없어 남편이 쉬는 날이라 운전 가능할 때 본인이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있다. 위급상황을 대비해 내 차 comprehensive 보험에 와이프 이름을 올려놨지만 차를 팔기 전까지 그녀가 프라도를 운전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차가 너무 커서 운전할 수 없단다.

 

특별한 일정을 잡아놓지 않으면 늘 갔던 곳을 간다. 당일 근교 나들이는 노던 비치나 아니면 블루마운틴인데 오늘은 팜비치로 정했다. 등대가 있는 꼭대기까지 올라가면 경치가 참 좋고 바람이 적당히 불어 시원하다. 이렇게 날씨가 좋은 날엔 사진도 예쁘게 잘 나오는데다 등대까지 오르내리는 짧은 트래킹코스가 적당히 운동하기에도 좋다.

 

가는 길에 뉴포트 Honest chicken에 들러 아침을 먹었다. 요즘 소고기는 무겁고 돼지고기(삼겹살)는 기름이 너무 많은 듯 하여 가볍고 영양가 좋은 치킨을 자주 먹게 되는데 그 담백하고 고소함이 아침부터 또 생각나 Chicken Skewer와 Tandoori  chicken 그리고 1/4 Chicken과 baked vegetable을 세트로 주문했다. 예전 켈리빌에서 일할 때 쇼핑센터 입구에 위치한 어니스트 치킨이 늘 성황인 것이 기억나 아무 꺼리낌없이 들어가 음식을 주문하고 받았는데 아마 전날 판매하던 것을 올려놨구나 싶은 느낌이었다. 10시 반엔가 들어갔으니 너무 이른시간이었나 싶기도 했고.. 치킨은 꾸덕꾸덕했지만 맛은 크게 나쁘지 않아 영양소 섭취한다 생각하고 그냥 먹었는데 Baked vegetable에 있는 당근을 한입 물으니 아이고 이건 반밖에 안익었다. 뉴포트에 Chargrill Charlie's가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과 함께 어쩄든 가볍게 요기만 하려 들어온 것이기에 남김없이 다 먹고 팜비치로 넘어갔다.

 

 

 

생각해보니 와이프와 내가 특히 쉬는 날에 가고 싶어하는 곳은 늘 조용한 곳이다. 캠핑장도 그렇고 West Head Lookout이나 Davidson park, Cumberland State Forest, Royal national park의 여러 비치들, 블루마운틴의 Boars Head Lookout을 비롯한 뷰가 좋은 여러 스팟들 같은 조용하고 높은 곳 그리고 좀 걸을 수 있는 곳. 그만큼 서로의 일터에서 평소에 소음에 고생하다보니 그런 것 같다. 아휴 생각만 해도 주방의 환풍기, 오븐, 도켓 프린터, 음악소리, 지겹다 지겨워. 

 

 

 

 

주차장은 유료다. 예전엔 이런 NSW 유료 주차장을 이용할 때 기계에 돈을 넣고 한시간 혹은 두시간, 어떤 때는 10분이나 15분 단위로 내가 주차할 시간만큼을 미리 예상하여 지불을 하고 최대한 시간 맞춰 출차를 했다. 이러면 간혹 시간을 넘어갈 때도 있고 혹은 지불한 금액보다 미리 나가는 경우도 있어 돈이 아까울 때도 있는데 Park’nPay app을 이용하기 시작한 후부터는 딱 주차한 시간만 돈을 낼 수 있어 편리하다. 주차를 하면 앱으로 들어가 내가 주차한 장소를 선택하고 시작버튼을 누르면 실시간으로 시간과 요금이 올라가는 것이 확인가능하고 나중에 출차를 할 때 stop을 탭하면 정확히 내가 머물던 시간만큼만 정산이 된다. 카드와 연동되어 결제도 매우 간편하다.

 

https://www.service.nsw.gov.au/transaction/download-the-parknpay-app

 

Download the Park’nPay app

The NSW Government’s free Park'nPay app lets you pay for parking, and top up your payment, using your mobile phone or another smart device. When you use...

www.service.nsw.gov.au

 

 

 

 

등대 옆에 소라껍데기 무더기가 있었는데 와이프 손바닥 만하다. 예쁘고 신기하다고 가져오면 안되고 구경하고 뭐든 그대로 둬야 한다. 비치의 모래를 가져온다거나 바위를 옮긴다거나 숲속의 부러져 있는 통나무를 들고 온다거나 하면 안된다. 

 

 

 

 

가슴이 탁 트이는 전경, 시원한 바람을 즐기고 내려오니 출출해서 밥을 먹고 들어갈까 해서 최근에 한 번 가보자고 얘기를 꺼냈던 곳을 찾아갔다. Nasi 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이고 내 일터 바로 옆인 Pennant Hills에 있다.

 

https://nasidiningbar.com.au/

 

Nasi Dining & Bar

Refined Dining Experience in Your Local Neighbourhood

nasidiningbar.com.au

 

 

Pennant Hills의 Yarrara road에 주욱 이어져 있는 식당 상권이 코비드 이전만큼 활발하진 못하다. 이전 Waldorf Hotel 건너편에 있던 Business centre안에 있던 사무실들이 많이 이전한 이후 점심시간에 식당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고 해리스팜과 IGA가 들어가 있는 Pennant Hills 쇼핑센터에는 예쁘고 아기자기한 카페도 많고 해산물 마켓도 있어 사람들이 그쪽으로 많이 몰리는 탓에 상대적으로 Yarrara Road가 한산해 진 듯 하다. 작년엔가 지나가다 뭔가 못보던 레스토랑이 생긴 것 같아 자세히 보니 이곳인데 나름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리뷰도 좋아 와이프에게 언제 한 번 가보자 했던 곳이다.

 

아마 Pennant Hills 역 앞에서 가장 바쁘다고 할 수 있는 The SEAT과 카테고리가 겹치지 않아 한 번 시도해 볼만하다 싶어 당일 예약하고 저녁에 방문했는데 금요일 저녁 치고 매우 한산했다. 음.. 리뷰는 좋았는데 이런 다이닝이 금요일 저녁에 조용하다라..

 

 메뉴를 보니 구성이 참 좋았다. 우선 Gluten free 선택지가 넓었고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아시안 음식들을 다루려 한 의도가 보였다. 뻔한 메뉴가 아닌 각각의 dish가 색깔을 갖고 있을 것 같아 흥미로웠고 특히 한정된 메인에서 각각의 메뉴가 Beef, pork, chicken, fish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 것이 보여 무엇을 고를까 잠깐 즐거운 고민을 하기도 했다. 다만 이런 메뉴 구성의 특성상 가격대가 높을 수 밖에 없는데 살짝 부담이 될 정도였다.

 

 

*Menu

 

 

*음식사진

 

 

Prawn and crab rice roll with plum sauce $14

노릇노릇 참 먹음직스러웠다. 보기만 해도 바삭함이 느껴졌는데 젓가락으로 잡기 어려울 정도로 바삭하게 튀겨졌다. 달콤새콤한 플럼소스가 굉장히 잘 어울렸고 같이 나온 Fresh mint와 coriander leaf가 느끼함을 잘 잡아줬다. 직접 만든 것 같진 않고.. 퀄리티 자체가 나쁘지 않아 아마 기성품을 사용했더라도 꽤 원가가 높은 좋은 제품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White cut chicken, ginger shallot pound, soy broth $32

poached chicken과 숙주의 아삭함이 너무 잘 어울렸다. 부담스럽지 않고 영양가 있는 재료에 식감도 좋았고 매우 담백했다. 하지만 Soy broth가 간장의 쓴 맛이 좀 강해 끝까지 먹기가 어려웠다. Broth를 만들 때 양파를 많이 넣어 쓴맛을 좀 가려도 좋을 것 같다. 양도 적지 않고 다 먹은 이후 매우 깔끔한 느낌이 좋았다.

 

 

 

 

Five spiced silken Tofu, caramelised cherry tomato $26

Starter사이즈의 메인이 나와 좀 당황했는데 아마 Japanese restaurant의 흔한 entree 메뉴인 아게다시 토푸와 오버랩돼서 그런 것 같다. 한 입 먹어보니 두부의 부드러움과 튀김옷의 쫄깃함이 잘 어울렸다. Five spice를 원래 좋아해서 이 메뉴를 주문했지만 오히려 향이 강하지 않아 좀 심심한 느낌이 있었고 소스에 요리술의 알콜 향이 많이 남아 있는 듯 쓴맛이 강해 살짝 거부감이 들었다. 그릇의 크기가 작아 양이 적은 듯 보였지만 두부의 크기가 커서 나름 포만감이 있었다. Vegetarian 메뉴로 좋은 선택일 듯 싶다. Caramelised tomato가 좀 더 들어가 소스의 달콤함을 높여줬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메인을 주문할 때 쉐어할 밥 한공기 주문하니 Jasmine rice 한 공기가 나왔는데 완전 고봉밥이었다. 이런거 너무 좋다.

 

 

Non-alcoholic punch

 

재료도 신선했고 무엇보다 인공감미료나 설탕 등을 의도적으로 최소화한 것 같은 깔끔함과 담백함이 인상깊었다. 조용하고 고급스러운 홀 분위기와 웨이트리스의 친절함으로 들어갈 때 부터 나올때까지 편안하고 아늑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 매우 좋았고 기념일에 와인 곁들여 조용한 식사를 하기에는 오히려 The SEAT보다 괜찮을 것 같다. 물론 음식의 양이나 가격은 비교할 바가 못되지만..

 

옆옆 테이블에 중국인 노부부가 앉아 와인과 함께 이것저것 하나씩 주문해서 먹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우리가 주문한 두부요리도 먹음직스러워 보였는지 웨이트리스에게 뭐냐고 물어보고는 따라서 주문하기도 했다. 웨이트리스가 기억하고 말을 건네는 걸 보니 기존에도 몇번 왔었던 손님같았다. 어디든 손님을 알아봐주는 음식점은 늘 기분이 좋다. 또 하나의 의미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는 선물 같다. 여기도 나와 와이프에게 그런 곳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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